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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는 유통규제]

“전통시장 등의 경계로부터 20㎞ 이내의 범위를 전통상업보존구역으로 지정하자.”파워볼게임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경남 김해을)이 대표 발의한 유통산업발전법(이하 유산법) 개정안은 이런 내용을 담고 있다. 영세 소상인을 보호하려면 현행 전통시장 반경 1㎞ 제한이 너무 좁다는 것이다. 이 발의가 현실화하면 앞으로 전국엔 대형마트나 쇼핑몰이 들어설 수 있는 곳은 없다.


전국에서 점포 신설 원천 봉쇄
가령 전통시장인 서울 논현동 영동시장 반경 20㎞ 안에는 남쪽으로는 판교, 의왕시가 들어온다. 북쪽으로는 의정부까지 대규모 점포(매장 면적 합계가 3000㎡ 이상)를 만들 수 없다. 영동시장에서 북서쪽으로 김포국제공항까지의 거리가 약 20㎞ 정도다. 시장 한 곳으로 서울 전역의 쇼핑몰, 대형마트 설립을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게 된다. 왜 반경 20㎞인지에 대한 근거는 발의안에 없다. 지방도 마찬가지다. 김 의원의 지역구인 경남 김해의 동상시장으로 반경 20㎞를 설정하면 창원과 양산, 부산 일대까지 대규모 점포를 만들지 못한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영동시장. 반경 1km와 20km 비교. 보존 구역을 400배 확대하는 효과로 이어진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서울 강남구 논현동 영동시장. 반경 1km와 20km 비교. 보존 구역을 400배 확대하는 효과로 이어진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김정호 의원실 관계자는 “법안은 대형 유통기업이 대규모 점포 포화 상태인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벗어나 슬금슬금 지방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하남 스타필드가 생기면서 인근 상권을 모두 흡수해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가중됐다”며 “김해에서도 주촌면에 창고형 할인매장 코스트코가 생길 계획이 있어 중소 상인 보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동행복권파워볼

김해 동상시장. 반경 1km와 20km 비교. 전통상업보존 구역을 현재의 400배 확대하는 효과로 이어진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김해 동상시장. 반경 1km와 20km 비교. 전통상업보존 구역을 현재의 400배 확대하는 효과로 이어진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이미 강한 규제, 초강력 규제로 재탄생
기업규제 법안 풍년이다. 재계는 국회에서 논의되는 상법, 공정거래법, 금융그룹감독법 개정안 등 이른바 ‘기업규제 3법(공정경제 3법)’이 기업 활동을 옥죈다며 총력 저지하겠다고 나섰지만, 규제3법은 서막에 불과하다.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비준을 위한 노동 관계법(노동조합법・공무원노조법・교원노조법) 개정안도 대기 중이다.파워사다리

유산법 개정안은 이중 이른바 ‘더 센 놈’이다. 유통기업들이 초긴장 상태인 이유는 이낙연 민주당 대표까지 나서 유산법 개정안에 대해 “1호 민생공약으로 통과시키겠다”고 최근 공언했기 때문이다. 기존 유산법 규제 존속기간은 오는 11월 23일까지다. 규제 효력이 사라지기 전 새로운 룰을 정해야 하는 만큼, 21대 국회에선 유산법 개정안이 무더기로 제출됐다. 23일 현재까지 12개 안이 제출, 심사 중이다. 제출 법안 중엔 아예 사업을 하지 말라는 수준의 요구도 꽤 된다. 보존구역을 전통시장 반경 20㎞로 확대하자는 김정호 의원 안이 대표적이다.

현재도 서울 등 각 도시에서 대규모점포 설립은 까다롭다. 롯데쇼핑의 서울 상암동 쇼핑몰은 부지 2만644㎡(약 6245평)를 마련해 놓고도 토지 용도 변경 승인을 받지 못한 채 7년째 표류 중이다. 인근 전통시장 17곳 중 1곳과 상생 합의가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 해결될지 기약이 없다.

2016년 용지를 매입한 스타필드 창원(부지 3만4000㎡)은 지역 상인의 극심한 반대에 3년간 표류하다가 지난해 시민 200명이 참여한 공론화위원회에서 6개월 논의 끝에 나온 찬성 안이 받아들여지면서 추진을 이어가게 됐다.

조춘한 경기과학대 스마트경영과 교수는 “법안 취지와는 달리 이미 쇼핑 인프라가 잘 갖춰진 서울 수도권은 살리고 미흡한 지방은 죽이는 규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나주혁신도시 실패 원인을 보면 쇼핑 인프라 등이 없기 때문”이라며 “광주나 청주 등 지방 소비자가 주말에 수도권 아웃렛, 복합쇼핑몰로 몰리면서 지역 상권이 죽는 현상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유통 대기업 관계자는 “유통산업은 신규 점포를 내고 성장하는 업태인데, 결국 아무것도 하지 말고 성장도 멈추라는 것”이라며 “온라인 유통으로 인한 시장 격변과 코로나 19까지 있는 상황에서 기업에 족쇄를 채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 일자리 증발
더 큰 문제는 이렇게 족쇄를 채우면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대형마트나 백화점, 대형쇼핑몰은 일자리 유발 효과가 높은 업종이다. 2016년 개장한 스타필드 하남은 지역주민 5000명, 2017년 개장한 스타필드 고양은 3000명을 고용했다. 수도권 대형마트 핵심 점포 한 곳의 직고용 평균 인원은 200명 수준이다. 지역 개발을 위해 쇼핑몰 유치가 자주 쓰이는 이유다. 스타필드 창원의 시민 공청회에서 찬성이 70%를 넘어선 것도 지역 개발 효과를 기대한 여론이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스타필드 창원 건설에 따른 생산 유발 효과는 1조원, 고용 효과는 연간 1만7000명으로 추산한다”고 말했다.

의무휴업을 확대해도 고용은 감소한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전국 복합쇼핑몰이 월 2회 휴업하면 6161여개 일자리가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백화점, 쇼핑센터로만 의무휴업을 확대해도 5만여개의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봤다. 일부 개정안에 들어 있는 면세점, 프랜차이즈형 체인까지 더하면 사라지는 일자리는 급증할 전망이다.


규제 기대 효과와 다른 ‘부작용’
2013년 시작된 대형마트 월 2회 의무휴업이 소상공인 보호라는 기대 효과를 거두었는지는 논쟁적이다. 의무휴업의 예상치 못한 영향 중 하나가 준대규모 점포 크기의 점포를 운영하면서 규제에서 벗어난 ‘식자재마트’의 부상이다. 식자재 마트는 전통시장 인근에 점포를 내고 마트 의무휴업일 수요를 빨아들이고 있다.

21대 국회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주요 내용.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21대 국회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주요 내용.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대규모 점포 개설을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하자는 제안도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영업의 자유는 차치하고, 소비자 선택권의 과도한 제한이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도 “신규사업자의 진입을 제약해 경쟁 제한적인 규제가 돼 가격 인상 및 소비자 후생의 감소를 가져올 수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여기에 소매업 시장 접근을 자유롭게 한 세계무역기구(WTO) 서비스협정 위반 소지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면세점이 거기서 왜 나와
유통 산업의 균형적 발전, 소상공인 보호라는 표면적 취지와 동떨어진 법안도 많다. 이동주 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이 발의한 법안은 면세점(보세판매점)도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월 1회 일요일 의무휴업을 적용하자고 한다. 추석과 설날은 반드시 의무휴업일로 지정해 유통산업 종사자의 장시간 노동을 막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면세점 관계자는 “면세점은 글로벌 경쟁이라 휴일 면세점이 영업을 안 하면 2박3일 주말여행권인 한·중·일 면세점 경쟁에서 불리해진다”며 “월 1회 일요일과 명절까지 연간 14일 휴무로 직접 매출 피해만 계산해도 9500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특허사업으로 경쟁입찰을 통해 사업권을 확보한 면세점 사업자에 유산법으로 규제하는 것은 이중 규제에 해당한다.

이동주 의원 안은 면세점 외에도 어지간한 오프라인 사업자는 모두 의무 휴업과 영업제한 대상으로 묶었다. 복합쇼핑몰과 백화점은 물론, 아웃렛과 대기업으로 상품을 공급받는 상품공급점, 대규모점포나 준대규모점포에 준하는 기업이 직영하는 직영점형 체인사업, 프랜차이즈형 체인사업이 월 2회 공휴일 문을 닫아야 한다. 민주당 홍익표 의원(서울 중구성동구갑)은 복합쇼핑몰의 월 2회 쉬는 날은 지방자치단체장이 정하자고 제안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복합쇼핑몰이 월 2회 공휴일 의무휴업을 하면 매출액은 4851억원이 감소한다. 의무휴업 대상을 백화점, 쇼핑센터, 전문점까지 넓히면 2조5221억원이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통 패러다임 변화 반영 못 해
우후죽순 발의된 유통산업발전법이 유통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온라인 시장 규모는 2014년 45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79조6000억원(통계청)으로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반면 오프라인 시장 전체 규모는 2012년 291조원에서 지난해 293조원으로 성장 정체기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복합쇼핑몰은 유통매장이라기보다는 놀이ㆍ관광시설인데 이를 휴일에 의무적으로 쉬게 하는 규제는 오프라인 유통의 경쟁력을 약화해 관련 일자리를 없애는 것 외에는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코로나19를 계기로 완전히 e커머스(전자상거래)가 운전대에 앉은 소매 산업의 변화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법안”이라고 말했다.

한국유통학회가 지난 7월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에 소비자는 인근 수퍼마켓(23.66%)에서 장을 보는 경우가 가장 많고, 전통시장(5.81%)을 이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무휴업 규제가 적용되는 일요일 대형마트 이용자의 카드 금액 감소율이 평일에 비해 컸다. 반면 온라인 쇼핑은 지속해서 일요일 이용 금액 증가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의무 휴업의 혜택은 온라인으로 돌아간다고 분석했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책임자 전역해 모른다 해라” 등 국회 질의 등 대비 Q&A로 정리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더불어민주당 대표 때인 2016년 9월 6일 경기도 김포시 해병대 2사단 애기봉 관측소(OP)를 방문해 쌍안경으로 북한 지역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당시 추 장관이 쌍안경을 반대로 보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돼 논란이 됐다./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더불어민주당 대표 때인 2016년 9월 6일 경기도 김포시 해병대 2사단 애기봉 관측소(OP)를 방문해 쌍안경으로 북한 지역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당시 추 장관이 쌍안경을 반대로 보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돼 논란이 됐다./연합뉴스

국방부가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 서모(27)씨의 평창 동계올림픽 선발 과정에서 청탁이 있었다고 파악했음에도 허위 해명을 기획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실이 입수한 ‘법무부 장관 아들 휴가 관련’이란 제목의 국방부 내부 문건 두 건(5쪽·22쪽)에 따르면 국방부는 평창 동계올림픽 통역병 선발 과정 청탁 의혹과 관련해 “최초 희망자 중 선발하려 했지만, 다수의 청탁 전화로 추첨 방식으로 변경됐다”고 적시했다.

같은 문건에서 국방부는 추 장관 아들 의혹에 대해 두 가지 대응 방안을 준비했다. 1안은 ‘제보자(지원단장 이철원 예비역 대령)가 전역한 상태에서 군에서 충분한 사실 확인이 어렵다’였고, 2안은 ‘지원자 중에서 추첨 방식으로 선발한다’였다. ‘청탁이 있었다’는 핵심 내용은 숨긴 채 허위 해명을 준비한 것이다.

국방부는 문건에서 핵심 쟁점을 Q&A 방식으로 정리했다. 국회 질의응답 등에 대비한 것이다. ‘추 장관 아들 휴가 일수가 다른 병사들보다 지나치게 많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병가 제외 시 2018년 카투사 평균 휴가 일수와 비교하면 적정 수준으로 특혜는 없었다”며 ‘모범 답안’을 제시하는 식이다. 그러나 군은 실제로는 추 장관 아들의 총휴가일은 58일로 카투사 평균(35일), 육군 평균(54일)보다 많았던 것으로 내부적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김도읍 의원은 “군이 사실관계 확인까지 해놓고도 ‘국민은 이렇게 속이면 된다’는 식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셈”이라고 했다.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 '황제 병역' 의혹과 관련한 국방부 대응 문건./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실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 ‘황제 병역’ 의혹과 관련한 국방부 대응 문건./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실

추 장관 보좌관에게서 병가 연장 요구를 받았던 카투사 지원반장 A 상사가 당시 암 진단(2017년 6월 16일)을 받고도 정상 근무하다가 뒤늦게 군 병원으로 후송된 사실도 문건을 통해 드러났다. 추 장관 아들이 서울 강남 대형 병원에서 3일간 입원한 뒤, 나머지 기간은 집에서 쉬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국방부는 청탁 의혹을 풀어줄 ‘키맨’으로 거론되는 A 상사가 지난 6월 검찰에 참고인으로 출두하자 이례적으로 인사 업무 담당 부사관을 동행시키기도 했다. 야당은 “‘입막음’을 위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검찰은 지난달 국방부 측에 ‘요양 심사를 거치지 않고도 병가가 연장된 실제 사례’ 자료를 집중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원 A씨는 최근 사고로 머리를 다친 어머니를 모시고 급하게 서울 영등포의 한 병원 응급실로 갔지만, 환자의 체온이 코로나 발열 기준(37.5도)보다 높다는 이유로 입장을 거부당했다. A씨는 체온을 다시 측정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병원 측은 코로나 진단검사를 받아 음성 판정이 나와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했다.

A씨는 병원 측의 안내를 받아 어머니의 코로나 진단검사를 의뢰했지만, 결과가 나오기까지 최소 6~8시간이 걸린다고 해 결국 다른 병원으로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그는 “응급환자가 열이 있다고 6시간씩이나 코로나 검사를 받게 해 설령 잘못되기라도 하면 누가 책임을 질 것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8개월 넘게 지속되면서 응급실을 찾는 위중환자들이 제 때 치료를 받지 못해 위급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장 응급치료가 필요해 병원 응급실을 찾아도 체온이 높으면 코로나 진단 검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최소 6시간 이상 기다려야 진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23일 국가응급진료정보망(NEDIS) 통계에 따르면 올해 2월부터 3월까지 응급실에서 사망한 환자 수가 전년 같은기간 대비 약 270명 증가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월평균 130명 넘게 늘어난 수치다.

응급실 내 사망자 수가 증가한 원인은 다양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치료가 지연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건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6시간의 ‘골든타임’ 안에 수술을 해야 하는 뇌졸중 환자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처럼 급하게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의 경우 6시간이나 진료시간이 지연되면 너무 늦어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정부가 전국에 57곳의 중증응급진료센터를 지정해 코로나 의심증상이 있는 응급환자를 받기로 했지만, 각 센터가 보유한 격리병상은 5개 이내에 불과해 환자 수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병원 측도 난감한 상황이다. 코로나 검사로 급히 치료를 받아야 할 응급환자가 위험한 상황에 놓일 우려가 크지만, 응급실 내 다른 환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수술 도중 의료진이 코로나에 감염될 수 있고, 영상검사실과 수술실 등이 오염되면 다른 환자들이 치료를 받을 기회도 없어져 2차 피해가 발생한다”며 “응급환자 보호자들은 빨리 치료를 해달라고 아우성이지만 현재로선 더 큰 희생을 막기 위해 코로나 검사와 확진 여부 판정을 거를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법률전문가들은 병원 측이 치료를 지연시켜 응급환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법적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한다. 의사 출신인 정이원 변호사는 “병원 측이 정부 방역 정책에 따라 코로나 감염 여부를 확인 후 치료에 들어가려고 해도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급박한 환자가 대기 중 치료를 못 받고 사망한 경우에는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병원 입장에선 확인절차 없이 코로나 환자를 받아도 감염예방법 위반으로 법적 책임을 져야하고, 확인 없이 응급환자를 받아도 민사상 법적 책임을 져야하는 민감한 상황”이라고 했다.

의료계 종사자들은 기존 유전자증폭검사(RT-PCR) 대신 결과가 빨리 나오는 신속 진단 검사법을 도입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점 때문에 도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방역당국도 신속진단법의 정확도를 우려하고 있다. 최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신속진단키트는 15분 만에 검사를 할 수 있고 비용도 저렴한 장점이 있지만 정확도가 떨어진다”며 “진단검사학회 전문가들은 이러한 신속진단키트가 한 40~50% 정도의 환자를 놓칠 위험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대신 방역당국은 정확도를 유지하면서 시간을 3분의 1로 단축시키는 검사법을 도입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의료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응급환자를 대상으로 유전자 추출과 검사까지 2시간 정도 만에 감염여부를 알 수 있는 신속 PCR 검사법 도입을 추진 

1심서 집행유예 5년 선고..광주고법, 항소 기각

광주고등법원 전경. © News1
광주고등법원 전경. © News1

(광주=뉴스1) 전원 기자 = 중고물품을 직접 거래하겠다면서 금팔찌를 받은 뒤 제대로 금액을 지불하지 않고 도주했다가 미수에 그친 20대가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판결받았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김태호)는 준강도미수 및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20)에 대한 항소심에서 A씨와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A씨는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보호관찰 3년을 판결받았다.

2심 재판부는 “1심의 판단이 정당하다”며 “양형도 1심의 변론과정에서 고려한 사정으로 보이는 점, 양형의 조건에 변경이 없는 점 등을 보면 1심의 양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24일 오후 11시10분쯤 광주 서구의 한 술집 앞 도로에서 B씨의 금팔찌를 훔쳐 달아려나려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씨는 B씨에게 금팔찌를 1100만원에 구입하겠다고 직접 만날 것을 제안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B씨를 만나 45만원을 준 뒤 “팔에 맞는지 차보겠다”고 말하고 금팔찌를 건네받아 그대로 도주, 골목 한쪽에 주차해 놓은 차량에 탑승해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뒤따라온 B씨가 운전석에 손을 넣어 자동차키를 빼앗으려고 했고, A씨는 승용차를 운행하면서 B씨를 밀쳤다.

결국 B씨가 도와달라고 소리치면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차량을 막아세웠고, A씨는 금팔찌를 훔치려다가 미수에 그쳤다.

당시 A씨는 무면허 상태에서 자동차를 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금팔찌를 매수할 것처럼 해 금팔찌를 건네받은 후 도주하고, 뒤쫓아온 피해자로부터 체포를 면탈할 목적으로 차에 매달고 운전한 것으로 범행 경위 및 수법, 위험성 등에 비춰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이어 “다만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합의한 점,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junwon@news1.kr

[아이가 행복입니다]

Q. 만 3세 여자 아이 아빠입니다. 아이가 이동할 일이 있을 때 종종 “안아 들어서 옮겨줘”라고 말하면서, 안아주지 않으면 울음을 터뜨립니다. 잘 걷는 아이인데도요. 이럴 때 그냥 자기 발로 걷게 해야 하는지, 우는 아이를 일단 안아줘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아이 요청을 잘 들어줘 울리지 않아야 성격이 원만해진다는 말도 있고, 타일러가면서 원치 않는 상황도 받아들이게 훈육해야 한다는 말이 있어 혼란스럽습니다.

A. 자신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우는 것으로 의사를 표현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눈물 뒤에 있는 자녀의 마음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으면 좋을 텐데 폭발하듯이 아이가 울어버리면 순간 ‘눈물 그치게 하는 데 매달리기’ ‘울음을 모른 척하기’ 등의 행동을 하게 될 수 있어요. 그렇지만 울음 자체보다 자녀가 울음을 터뜨리는 그 상황 속 정서를 읽으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훈육과 성격 형성은 그다음 고민할 문제지요.

사랑하는 아빠가 안아주지 않아 속상했을 수도 있어요. 아이에게 “아빠가 안아주지 않는다고 해서 속상했구나”라고 말해주고, 울음이 잦아들면 안아주지 못한 이유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합니다. “오늘은 아빠가 무거운 짐을 들고 있어서 안아주지 못했어. 집 가까이 가면 안아줄게”라고요. 오래 걸어서 발이 아프고 피곤한 상황이었을 수도 있죠. 아이는 피곤할 때 감정을 더 격렬하게 표현하니까요. 아이가 울음을 멈추면 “아빠가 아까는 그걸 몰랐네. 지금은 안아줄 수 있어요”라고 말해주며 위로해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참고로 아이가 울음을 터뜨린다고 해서 정서 발달에 나쁜 영향을 줄까 봐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어요.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거나 좌절감을 느낄 때 눈물을 흘리면서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호르몬을 분비하고, 울고 난 뒤에는 정서가 안정적으로 바뀐다고 하니까요.

부모가 자녀의 정서에 공감하고, 아이의 생각을 읽으려는 노력을 계속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연습하시고 연습하세요. 오늘보다는 내일이, 내일보다는 모레 더 잘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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