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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야생마’ 프르제발스키의 복제 망아지 탄생 한달

복제말 커트가 태어난 지 4주째에 접어든 8월30일 걷기 연습을 하고 있다. 샌디에이고동물원 동영상 갈무리
복제말 커트가 태어난 지 4주째에 접어든 8월30일 걷기 연습을 하고 있다. 샌디에이고동물원 동영상 갈무리

`마지막 야생마’로 불리는 중앙아시아 대초원의 멸종 위기종 프르제발스키(Przewalski)의 복제 망아지가 탄생했다. 이번 복제는 특히 40년 전 냉동보관 처리한 세포주를 이용한 것이어서 멸종 위기종 동물의 보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파워사다리

태어난 지 한달이 된 `커트'(Kurt)라는 이름의 이 망아지는 미국 샌디에이고동물원이 야생동물 보전단체 리바이브앤리스토어(Revive & Restore), 반려동물 복제업체인 바이아젠 이콰인(ViaGen Equine)과 공동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연구진은 샌디에이고 냉동동물원에 보관돼 있는 프르제발스키 종마의 세포주를 이용해 배아를 만든 뒤, 이 배아를 대리모 말에 이식해 임신시켰다. 대리모 말은 11개월 후인 지난 8월6일 복제마를 정상 출산했다. 커트란 이름은 냉동동물원 설립자인 독일계 미국인 병리·유전학자 커트 베니쉬케(Kurt Benirschke) 박사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이번 복제는 프르제발스키 종의 유전적 다양성을 되살릴 씨앗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프르제발스키는 현재 야생에선 멸종 상태나 마찬가지다. 1969년 이후 야생에서 이 말을 목격했다는 보고가 전혀 없다. 이 말의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한 건 2차 세계대전 이후다. 유목민과 함께 이동하는 가축과의 먹이 경쟁, 혹독한 추위, 수렵꾼의 사냥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쳤다.

대리모와 함께 있는 복제말 커트. 8월28일에 찍은 사진이다.
대리모와 함께 있는 복제말 커트. 8월28일에 찍은 사진이다.

_______ 종 보전 위해 12마리 포획했으나 유전적 다양성 떨어져 위기

애초 프르제발스키의 종 보전을 위한 인공 번식 프로그램에서 확보한 개체수는 고작 12마리였다. 11마리는 1899~1902년 야생에서 포획한 것이고 나머지 한 마리는 1947년에 잡은 것이다. 어쨌든 이 프로그램 덕분에 현재 개체수는 2000마리로 불어나 있다.파워볼엔트리

숫자로만 보면 성공적인 결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유전적 다양성이다. 12마리란 숫자는 종의 심각한 개체수 감소를 뜻하는 개체군 병목 단계에 진입했음을 가리킨다. 이후 개체수가 회복될 수도 있지만 멸종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유전적 다양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유전적 변이가 적을수록 외부 환경의 압박이나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진다. 게다가 개체수가 적으면 유전자 부동(genetic drift), 즉 기존의 종 특성이 개체군 내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렇게 되면 유전적 다양성은 더 줄어든다. 특히 개체수가 줄면서 근친 교배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 문제다. 이는 환경 적응력을 떨어뜨리는 `근친교배 약세'(inbreeding depression)를 부른다. 열악한 특성이 개체군에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져 종의 생존력이 약화되는 것이다.

프르제발스키 말의 경우엔 또 다른 문제가 있었다. 사육 말과의 종간 교배 문제였다. 종간교배로 잡종이 태어나면서 프르제발스키 순종은 다시 하위집단으로 쪼개져 나갔고, 이는 유전전 부동 현상을 더욱 심화시켰다.

샌디에이고 냉동동물원의 냉동보관 탱크.
샌디에이고 냉동동물원의 냉동보관 탱크.

_______ 1980년 냉동보관 처리…혈통 분석 결과 매우 다양한 유전 변이 보유

이런 상황에서 1980년 샌디에이고 냉동동물원에서 냉동처리한 쿠포로비치란 말의 세포주는 과학자들에게 큰 선물이 됐다. 1975년 영국에서 태어나 1978년 미국으로 옮겨진 이 말의 혈통을 분석한 결과, 현재 살아 있는 말들보다 훨씬 더 많은 유전적 변이를 갖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직접적으로는 잡종 말의 후손이지만, 그 이전 두 마리의 야생 조상말이 갖고 있던 대립 유전자들을 더 많이 갖고 있었다. 이는 이 말이 후손을 번식할 경우, 다른 말들보다 더 큰 유전적 변이를 일으킬 수 있다는 걸 뜻한다. 1998년 쿠포로비치가 죽은 지 20여년 후에 정확히 그와 똑같은 유전자를 가진 복제동물을 탄생시킨 이유다.파워사다리

샌디에이고세계동물원의 생명과학 최고책임자인 동물학자 밥 비제(Bob Wiese)는 “이 망아지는 프르제발스키종에서 유전적으로 가장 중요한 개체 중 하나일 것”이라며 “이 망아지를 통해 프르제발스키종 개체군의 미래에 유전적 변이가 다시 시작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몽골의 하르 오스 노르(Khar Us Nuur) 국립공원 지역에서 다시 야생으로 돌아간 프르제발스키.
몽골의 하르 오스 노르(Khar Us Nuur) 국립공원 지역에서 다시 야생으로 돌아간 프르제발스키.

_______ 복제 성공 냉동보관 기간 두 배로 늘어…영구동토층의 매머드 복제 꿈

커트의 탄생은 멸종 위기에 처한 다른 동물의 종 보전에도 기대감을 갖게 한다. 커트는 냉동 보관된 유전 물질의 복원과 복제 가능 기간을 크게 늘려줬다.

이전에도 냉동 유전자를 이용해 동물을 복제한 사례는 있었다. 2009년엔 13년간 냉동보관했던 황소의 고환 세포에서 배아를 만들어 복제한 적이 있다. 2015년 멸종 위기종인 검은발족제비의 20년 동결 정자를 이용해 복제에 성공한 사례가 보고됐다. 야생동물 보전단체 리바이브앤리스토어는 언젠가는 수천년 전에 멸종한 매머드도 영구동토층에 냉동상태로 남아 있는 조직 세포를 이용해 복제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이번 동물 복제의 성공은 그 길로 가는 길에 한 발짝 더 나아간 셈이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

평화 방점 찍은 대북유화책..외교부도 ‘北 대화 복귀 촉구’ 예정

이인영 통일부 장관. (통일부 제공) 2020.9.7/뉴스1
이인영 통일부 장관. (통일부 제공) 2020.9.7/뉴스1

(서울=뉴스1) 나혜윤 기자 =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북측에 ‘CVIP(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Peace·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평화)’ 개념을 꺼내 들며 평화를 강조한 대북 유인책을 제시했다. 이 장관은 최근 한미 동맹에 대해서도 ‘평화 동맹’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언급하는 등 평화 촉진에 힘을 실으려는 모양새다.

이 장관은 전날(7일) 통일부가 주최한 ‘2020 한반도국제평화포럼(KGFP)’ 개회사를 통해 “남북이 주도하고,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평화(CVIP)의 시대를 열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 새로운 시작에 화답하는 북측의 목소리를 기대한다”며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향한 남북의 시간을 함께 만들기를 소망한다”라고 덧붙였다.

이 장관이 언급한 CVIP는 미국이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제시한 개념인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에서 ‘비핵화’를 ‘평화’로 바꾼 개념이다.

CVIP는 지난 2018년 정세균 당시 국회의장이 한국포럼 축사에서 사용한 바 있다. 당시 정 의장은 “‘CVID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완전한 평화에 이르러야 한다’라는 의미로 언급했다.

취임 초부터 평화에 대한 의지를 강조해 온 이 장관은 이날 CVIP 개념을 다시 꺼내며 남북이 주도해 한반도 평화의 시대를 열 것을 강조했다. 특히 자신이 추진하고 있는 ‘작은 교류’ 등 남북 간 교류를 통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과 북미 비핵화 대화의 흐름도 앞당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북한과의 대화에 있어 비핵화와 마찬가지로 ‘평화’에도 큰 중점을 두고 견인해 나가야 함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경을 봉쇄하고 남측과의 대화를 단절한 상태에서 이 같은 개념을 꺼내 든 것은 남북 간 대화 복원에 대한 정부의 강한 의지를 강조함과 동시에 북한을 향한 설득, 즉 유인책을 제시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최근 이 장관이 한미 동맹에 대해서도 ‘평화 동맹’으로 전환해야 함을 이야기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미국에게도 ‘평화’에 방점을 둔 해법을 활용해야 함을 강조하면서, 이를 토대로 북한과 대화해야 한다는 점을 내포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일부는 이 장관의 CVIP 언급에 대해 “반세기를 넘는 분단구조를 허물기 위해서 북핵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발전을 견고하고 되돌릴 수 없는 평화 상태를 구축하는 것이 긴요하다는 취지”라며 “평화를 강조하는 의미로 이해해 달라”라고 설명했다.

북한과의 관계 회복에 있어 ‘평화’를 우선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은 이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언급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포럼에 전한 특별메시지를 통해 “지속가능한 평화와 비핵화를 위해선 외교가 유일한 해법이라는 점을 보여주었다”며 “북한이 다른 당사자들과 대화를 재개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강조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9일부터 동남아 국가들에게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와 북한의 대화 복귀 촉구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등 평화를 강조하는 모양새다.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세안 외교장관회의에서) 북한의 대화 복귀가 긴요하다는 메시지를 발신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freshness410@news1.kr

월간 폭음률은 남성 55.3%→50.8%, 여성 17.2%→26.9%
질본, 1998∼2018년 통계집 발간..남성 비만율 크게 높아져

건강행태 및 만성질환의 20년간 변화 [질병관리본부 제공. DB 및 재판매 금지]
건강행태 및 만성질환의 20년간 변화 [질병관리본부 제공. DB 및 재판매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20년간 국내 흡연율 등 국민 건강 습관과 만성질환 변화를 정리한 통계집을 발간했다고 8일 밝혔다.

통계집은 1998년부터 매년 성인 1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1998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 성인의 건강행태(흡연·음주·신체활동·식생활)와 만성질환(비만·고혈압·당뇨병·고콜레스테롤혈증) 등 8개 세부영역으로 구성됐다.

남성 흡연율은 1998년 66.3%에서 2018년 36.7%로 낮아진 반면, 여성 흡연율은 1998년 6.5%에서 2018년 7.5%로 소폭 상승했다.

20년간 흡연율·월간폭음률 남성 줄고 여성 늘고…비만율 남성↑(CG) [연합뉴스TV 제공]
20년간 흡연율·월간폭음률 남성 줄고 여성 늘고…비만율 남성↑(CG) [연합뉴스TV 제공]

특히 20∼40대 여성 흡연율은 지난 20년간 약 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시점을 기준으로 최근 1년간 월 1회 이상 한번 술자리에서 과음(소주 기준 남성 7잔, 여성 5잔 이상)한 비율인 ‘월간폭음률’의 경우 남성은 1998년 55.3%에서 2018년 50.8%로 소폭 하락했다.

반대로 여성 월간폭음률은 1998년 17.2%에서 2018년 26.9%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비만율은 1998년 25.1%에서 2018년 42.8%로 올라갔고, 여성은 1998년 26.2%에서 2018년 25.5%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해당 통계집은 ‘청소년건강행태조사’ 결과(2006∼2019년)와 함께 질병관리본부 국민건강영양조사 홈페이지(https://knhanes.cdc.go.kr) ‘자료실’ 게시판에 공개돼 있다.

kcs@yna.co.kr

민스크에서 대낮에 길가에서 야권지도자 실종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지난달 대통령 선거 후 부정선거 시위가 연일 벌어지는 벨라루스에서 야권 관계자들이 실종되는 일이 벌어졌다. 벨라루스 여걸 3인방 가운데 유일하게 해외로 피신하지 않은 채 야권 구심점 역할을 한 마리아 콜레스니코바가 괴한들에 납치됐다.

7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코레스니코바가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사라졌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벨라루스에서는 대선후보였던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의 선거캠프 활동가로 활약했다. 이외에도 베로니카 체르칼로 등이 현직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에 맞서 선거캠프를 꾸렸었다.

베로니카 체르칼로(왼쪽부터),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 마리아 콜레스니코바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베로니카 체르칼로(왼쪽부터),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 마리아 콜레스니코바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공식 선거결과에서는 티하놉스카야 선거캠프는 10.1% 득표에 그쳐 루카셴코 대통령(80.1%)에게 압도적으로 패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벨라루스 시민들은 실질적인 승자는 티하놉스카야로 보며 연일 시위를 벌이며 맞서고 있다. 선거 후 티하놉스카야는 잠시 억류된 뒤 체스칼로와 함께 리투아니아로 피신했다. 이 때문에 벨라루스에 유일하게 남아 있던 콜레스니코바는 티하놉스카야의 대변인 역할을 해왔다.

벨라루스 야권에서는 콜레스니코바가 억류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벨라루스 경찰 등은 그의 체포를 부인하고 있어, 소재파악이 안 되는 상황이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민스크 중심부에서 마스크를 쓴 남성들이 콜레스니코바를 미니밴에 밀어넣은 뒤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사람은 “전화기가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와 드잡이하는 소리가 들려 돌아봤더니, 일반인 복장의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콜레스니코바를 미니밴에 밀어넣고 있었다”고 전했다.

콜레스니코바 외에도 조정위원회 등에서 활동중인 안톤 로드녠코프와 이반 크라프초프 등도 실종됐다.

티하놉스카야는 콜레스니코바 등 야권 관계자가 실종된 것과 관련해 “벨라루스 정부가 이제 테러에까지 나섰다”면서 “이번 납치는 조정위원회 활동을 방해하고 사람들을 겁박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들이 더 시민들을 겁박할수록 더 많은 시민이 거리에 나설 것”이라며 “모든 수감자를 석방하고 공정한 재선거를 실시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메르켈, 러시아 진상조사안하면 노르트스트림2 재고하겠다 압박

(베를린·서울=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이 율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적으로, 독살 공격을 당한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18일 만에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

'푸틴 정적' 나발니 의식불명…독극물 중독 증세 (모스크바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으로 꼽히는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의식불명 상태로 산소호흡기를 단 채 병원 중환자실(ICU)에 입원해있다고 그의 대변인 키라 야르미슈가 20일(현지시간) 밝혔다. 사진은 나빌니가 지난해 2월 모스크바에서 열린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 추모 집회에 참석한 모습. leekm@yna.co.kr
‘푸틴 정적’ 나발니 의식불명…독극물 중독 증세 (모스크바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으로 꼽히는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의식불명 상태로 산소호흡기를 단 채 병원 중환자실(ICU)에 입원해있다고 그의 대변인 키라 야르미슈가 20일(현지시간) 밝혔다. 사진은 나빌니가 지난해 2월 모스크바에서 열린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 추모 집회에 참석한 모습. leekm@yna.co.kr

7일(현지시간) 쥐트도이체차이퉁(SZ) 등에 따르면 나발니를 치료 중인 베를린 샤리테병원은 나발니가 혼수상태에서 깨어나 말을 걸 수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샤리테병원은 “단계적으로 인공호흡기를 제거할 계획”이라며 “그는 언어적 자극에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각한 독극물 중독에 따른 장기적 후유증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샤리테병원은 나발니의 가족과 협의해 환자의 건강 상태를 공개했다.

나발니는 지난달 20일 러시아 국내선 항공기에서 갑자기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고, 이틀 뒤 독일 시민단체의 지원으로 베를린으로 옮겨졌다.

사건 직후 나발니 측은 독극물에 공격받은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러시아 당국은 나발니에게서 독극물의 흔적이 없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하지만 독일 정부는 지난 2일 연방군 연구시설의 검사 결과 나발니가 구소련시절 사용되던 신경작용제인 노비촉에 노출됐다는 “의심의 여지 없는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냉전 시대 말기에 구소련이 개발한 노비촉은 신체에 노출되면 신경세포 간 소통에 지장을 줘 호흡 정지, 심장마비, 장기손상 등을 초래한다.

지난달 22일 독일 병원에 도착한 '푸틴 정적' 나발니 [EPA=연합뉴스]
지난달 22일 독일 병원에 도착한 ‘푸틴 정적’ 나발니 [EPA=연합뉴스]

독일 정부는 러시아에 이번 사건의 진상 규명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유럽연합(EU)과 함께 제재에 나설 수 있다고 압박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천연가스관 사업인 ‘노르트 스트림2’를 재고할 수 있다는 방침을 밝혔다. 노르트스트림2가 완공되면 독일에 대한 러시아의 천연가스 수출은 2배로 늘어나게 된다.

메르켈 총리 대변인은 러시아가 나발니의 독살 시도에 대한 진상조사에 나서지 않는다면 러시아에 노르트스트림2를 포함한 제재를 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독일의 대응은 향후 며칠간 러시아가 취하는 조처에 달렸다고 밝혔다.

나발니에 대한 독살시도는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합병 이후 급격히 악화한 독러관계를 더욱 최악으로 이끌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평가했다.

'나발니 중독 사건' 언급하는 메르켈 총리 (베를린 AP=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일(현지시간) 베를린의 총리실에서 독극물 중독으로 혼수상태에 빠진 러시아의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사건에 대해 성명을 내고 취재진과 문답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이날 나발니에게 노비촉 계열의 화학 신경작용제가 사용됐다고 밝혔다. sungok@yna.co.kr
‘나발니 중독 사건’ 언급하는 메르켈 총리 (베를린 AP=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일(현지시간) 베를린의 총리실에서 독극물 중독으로 혼수상태에 빠진 러시아의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사건에 대해 성명을 내고 취재진과 문답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이날 나발니에게 노비촉 계열의 화학 신경작용제가 사용됐다고 밝혔다. sungok@yna.co.kr

러시아 크렘린궁은 나발니에 대한 독살 시도에 대한 일체의 책임을 부인했다. 러시아는 나발니의 병환에 대한 예비조사를 시작했지만, 제대로 된 진상조사에는 착수하지 않은 상태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나발니에 대한 독살시도가 어떤 약물에 의해 이뤄졌는지에 대한 독일 의료진의 결론을 받으면 조사가 시작될 수 있다”면서 “독일이 노르트스트림2를 막을 위험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lkbin@yna.co.kr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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